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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게 없는 남자는 없다…아직도 연애가 어려운 당신에게

Style M 2015.12.18 11:22

[김정훈의 '없는 남자'-10 끝] 없는 게 없는 남자 - 현재의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찾자

오프라인이고 온라인이고 남자들이 문제란다. 오프라인에선 소극적인 남자들을 향한 여성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온라인에선 남성들의 전투적인 악플이 연애와 사랑의 근간을 후벼판다. 왜 이렇게 까다로운지, 왜 그리 불만이 많은지. 결핍 있는 남자들의 현실을 제대로 들춰주는 'OO 없는' 남자 이야기.


/사진=kohlmann sascha in Flickr


1. 마지막 칼럼이다. '김정훈의 썸'을 시작으로 '별의별 야식', 그리고 '없는 남자'까지 참 많은 소재(총 횟수로 따지면 지금이 70번째 칼럼이다)를 쥐어 짜냈단 생각이 든다. 사랑과 연애에 대한 조언이란 사실 심플하니까.


2. 연애를 잘 하고 싶다면, 더 이상 을의 설움을 겪고 싶지 않다면 '아님 말고'라는 말만 기억하면 된다. 안 되는 걸 되게 하고 싶은 게 사랑이라 늘 문제가 발생하는 게 문제긴 하다.


3. 다수의 고민들은 나보다 상대의 마음을 파악하려는 욕심, 혹은 조바심에서 시작된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상대의 행동을 100% 분석하는 방법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많은 연애칼럼니스트들의 조언 역시 확률의 문제일 뿐이다.


4. '그는 왜 내게 연락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들게 하는 상대방의 진심을 낱낱이 파헤쳐봤자 달라질 건 없다. 사실, 상대방이 당신을 그 정도로 불안하게 만들었다면 당신의 의문 끝엔 참담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상대방 연락의 의도보다 중요한 건 그 연락을 받았을 때 당신의 마음 상태다. 본인의 마음 분석이 어려워 상대의 마음이라도 알아내야겠다는 나약함을 이겨내야 한다. 뻔히 도출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게 두려워 상대를 먼저 분석하려하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나약함들을 이겨내야 관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5. 한 번도 상처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을 거다. 하지만 그게 어려운 게 사실 아닌가. 언제 어떤 형태로 들이닥칠지 모를 상처를 이겨내는 방법은 오직 하나다. 상처받길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 그렇게 상처의 회복법에 대해 스스로 터득하고 아픔의 역치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물론 회복단계에서 필자와 같은 연애칼럼니스트들의 조언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게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아픔은 나만 겪는 게 아니라는 위로가 될 뿐.


/사진=Street matt in Flickr


6. 그래서 연애상담을 하다보면, 뻔한 해답에 격한 감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내 전달해줘야겠다는 작가적 욕심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연애의 성질이란 게 그렇다. 지치고 힘들 때 필요한 건 새롭고 자극적인 게 아니다. 내 방 침대 위 이불처럼, 익숙한 따뜻함이다.


7. 편식의 정당성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그러다가 미식과의 경계를 구분 짓기 어렵다는 한계점에 도달한다. 결국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아닌가. 본인이 가진 미식필터를 조금은 관대하게 적용시킬 필요도 있다. 고독한 미식가, 아니 편식가가 되기 싫다면.


8. 최근 들었던 얘기 중 가장 당황스러운 건, 요즘 부부들은 결혼식 후 적어도 1년 후에 혼인신고를 한단 얘기다. 결혼도 아닌 것이 동거도 아닌 것이 집행유예기간도 아닌 것이. 물론 한 번도 겪어 본 적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이 도사리고 있다는 이유가 어느 정도 수긍은 가지만 비겁한 선택이란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혼은 하더라도 흔적은 남기지 않겠단 극도의 이기심이다. 늘 얘기하지만, 만남에 예의가 있다면 이별에도 예의가 있어야 한다. 만남에 책임감이 있다면 이별에도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9. 쫓기듯 결혼을 하고, 스펙만으로 배우자를 결정짓고, 만인 앞에 보이기 위해 결혼서약을 해서는 안 된다. 살아보고 결정하고 싶다면 차라리 동거를 하는 게 나을 거다. 이혼을 말리는 건 아니다. 하지만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이혼을 위해 결혼 뒤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건 찬성할 수가 없다.


10. 혼인신고를 강요하는 게 마치 강제적으로 인내를 해야 한다는 말같이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제도적 틀에 기대 나약함을 극복하려는 게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기준 이상의 희생을 지나치게 강요당할 경우 이혼이란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걸 굳이 유예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혼인신고의 필요성을 말하는 게 아니다. 만인 앞에서 행복하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인 후 너무나 힘들어 이혼까지 치닫게 된다면, 서류상에 기록을 남길 각오 역시 해야 하는 책임감을 말하는 거다.


/사진=schalkandreas in Flickr


11. 연애보다 썸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얘기다. 소비는 즐거운 법이지만 뭔가를 생산하는 건 그에 비해 당연히 힘든 법이다. 첫 만남의 호감을 소비하는 게 썸이라면 두 사람이 함께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게 연애다. 물론 그 안에는 고통과 슬픔과 짜증도 포함이 된다. 그것들을 만들어내고 해소하는 방법을 배워나갈 때 비로소 성숙해진다.


12. 데이트 폭력이 문제다. 신체적 폭력만큼이나 정신적 폭력도 문제란 걸 알아야 한다. 이성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사람들 역시 일종의 데이트 폭력 피해자다. 폭력은 힘을 가진 사람이 행사하는 거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갑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갑으로서 지켜야할 예의를 지켜야 한다.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사람은 그 권력을 남용하지 않길 바란다. 병든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기 싫다면.


13. 참 어렵다. 그래서 'HOW'보다는 'WHY'를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사랑할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왜 이 사람을 사랑하는지가 중요하다. 어떻게 사랑을 받고 싶은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나는 왜 이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고 싶은지가 더 중요하다.


14.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내 곁의 사람에게서 결핍과 상실감을 느낀다면, 본인이 그 빈틈을 메워주려 노력해 보자. 빈틈없는 사랑을 하는 게 연애가 아니다. 상대의 빈틈을 발견하는 순간 진짜 연애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틈을 본인의 헌신으로 메우려 할 때 성숙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 그게 싫다면 다른 사람을 찾아도 무관하다. 하지만 그 역시 빈틈이 없을까? 그러니 상대의 결핍을 느낀 순간 곧바로 고개를 돌려버린다면, 평생 자신의 결핍을 메울 방법은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15. 알고 있는 걸 실천하는 건 늘 어려웠다. 그러니 지금 서툴러도 상관없다. 나이, 외모, 경제적 배경 때문에 연애와 사랑을 포기하지 말자. 즐길 수 있는 자신감만 있으면 된다. 생각보다 많은 고민들이 스스로를 낮추면서 시작된다. 어쩔 수 없이 더 사랑하는 사람이 을이 되는 건 좋지만, 미리 본인을 을로 설정해서 사랑을 시작해선 안 될 거다.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법을 알아 그에 맞추는 대신, 지금 현재의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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